봄 시(詩) 모음
봄 반칠환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도르 시내 차가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봄 홉킨스
봄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름 없는 풀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파릇파릇 아름답게 자라고
티티새의 알은 낮은 하늘 갈아 티티새 자신은
메아리치는 숲을 노래로 울리며 귓전은 때려
그 소리를 들으며 벼락을 맞은 듯하고
윤기 도는 배나무 잎사귀와 꽃잎은
하늘을 닦아 내어 푸르름이 다가오는 풍요로움
뛰노는 어린 양들은 깡충 거리나니
이 생기 넘치는 활력과 기쁨은 무엇이던가
에덴 동산에서 비롯된 대지의 감미로운 흐름이니
그것을 차지하여라, 소유하거라, 그것이 죄 때문에
싫어지고 흐려지고 더러워지기 전에, 주 그리스도여
소년 소녀가 지닌 바 티 없는 마음과 5월의 날을
동정녀의 아들이여
당신이 선택하시고
그 무엇보다도 값어치 있는 것을 가지게 하라
봄날 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 잡고
매화꽃 보러 간 줄 알아라
봄이 오는 길/ 박인희
산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 신 갈아 신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 신 갈아 신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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