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행복을 위하여/웃음, 유머, 해학, 풍자

[스크랩] 그년은 차거웠는데 이년은 따뜻해요.

잔잔한 시냇가 2006. 11. 20. 03:28

                                            그년은 매우 차거웠는데 이년은 따뜻해요

 

 

 

                                                                                                   가얌바 가얌베(자이레)

 

 

한국에서는 영어의 어떤 때는 '해' 또 어떤 때는 '년'이라고 말한다. 나는 한국에 와서 1년동안이나 한국말을 배우고도 그것을 잘 구별 못해 크게 망신당한 일이 있다.

따뜻한 봄날 10여 명의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교육원 원장님을 따라 광덕산을 등반했다. 산과 들에는 진달래, 개나리, 복숭아 꽃 등이 활짝피고 그낭따라 날씨가 무척 따뜻했다. 작년 이만 때는 무척 추어 아프리카에서 온 나는 한국의 봄은 말만 봄이지 무척 춥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꽃샘추위 때에는 얼어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 봄은 작년과 달리 매우 따뜻하다고 느꼈다.

 

나는 원장님께 닥아가 "그년은 매우 차거웠는데 이년은 따뜻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원장님은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시더니 "여기에는 여자가 아무도 없는데 도대체 어떤 년이 따듯하다는거야?"라고 하시며 빙그레 웃으셨다. 그 말이 떨어지자 같이간 두 명의 조교는 배꼽을 잡고 웃었으나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외국학생들은 영문을 몰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그년'과 '이년'이란 말은 곧 '그 여자' '이 여자' 라는 말을 비하한 뜻이 된다는 설명을 듣고 난 후에는 모두가 땅바닥에 떼굴떼굴 구르며 한 바탕 웃었다.

 

나는 "작년 봄은 추웠는데 올봄은 따뜻하네요."라고 해야할 것을 '작년'을 '그년'으로, 올해를 '이년'으로 표현하였으니 이 얼마나 웃기는 꼴이 되었는가!  게다가 한국은 형용사가 많아 한국어를 공부하기가 매우 힘들다. '춥다'는 영어로 'cold'라고 하면되는데, 한국어로는 '춥다' '차다' '서늘하다' '시원하다' 등등 표현하는 단어가 많아 '추웠는데'를 '차거웠는데'로 잘못 표현했던 것이다.

 

한국말을 공부하면서 나는 틀리지 않을 때보다 틀릴 때가 더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뿐만아니라 이렇게 망신을 당하는 한이 있다하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자꾸 표현을 하는 것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출처 : 반석 같은 친구
글쓴이 : 푸른빛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