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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꼭 사랑하는 그만큼*** 박성철

잔잔한 시냇가 2008. 1. 1. 20:23

              꼭 사랑하는 그만큼 한 달 전 아이들은 꽃씨를 심었습니다. 오늘 꽃밭으로 나간 아이들은 저마다 심은 꽃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 중 한 아이가 자신이 심은 꽃이 예쁘게 피어나지 않는다고 불평하자 아이들이 꽃을 가꾸는 것을 지난 한 달간 지켜본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얘야, 꽃은 네가 사랑하는 만큼 피어난단다." '사랑하는 만큼 피어난다......,' 몇 번이고 되뇌이고 또 되뇌어봅니다. 이제 나는 단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만큼 꼭 꽃으로 피어나는 법이라고......, 그것이 사람이든, 세상일이든......, 박 성 철

              조선조 세종조에 유생 최한경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 분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泮中日記라는 책에 그가 성균관 유생이었던 시절에, 어린 시절 자신의 마음에 두었던 박소저를 그리며 지었다는 아름다운 시가 적혀 있다. 부친끼리 혼삿말이 나오기도 했던 고향의 이웃집에 살고 있는 박소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그 여인을 생각하며 지은 詩... 坐中花園 꽃밭에 앉아서 膽彼夭葉 꽃잎을 보네 兮 兮 고운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灼灼其花 아름다운 꽃이여 何彼 矣 그리도 농염한지 斯于吉日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君子之來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樂 얼마나 좋을까 臥彼東山 동산에 누워 望其天 하늘을 보네 明兮靑兮 청명한 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維靑盈昊 푸른하늘이여 何彼藍矣 풀어놓은 쪽빛이네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美人之歸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喜 얼마나 좋을까 바로 이 한시가 지금 나오는 곡 '꽃밭에서'의 가사가 되었던 것 같다. 조선조의 엄격한 양반의 틀속에서도 제도나 이데올로기보다 더욱 강한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따뜻한 마음의 교감이겠지... 가끔씩 듣고 싶을 때, 이 곡을 듣노라면, 최유생과 박소저의 애틋하고도 가슴시린 사랑을 생각하며 듣는 곡이 되었다,
출처 : 炤爛의 庭苑
글쓴이 : 작은바구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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