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벼루다가 친구와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이제야 다녀왔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The Glory of Persia)유물들은 이란국립박물관, 페르세폴리스박물관 등 이란의 대표적인 다섯 개 국립박물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시기적으로는 이란고원에서 농경이 발달하면서 최초의 도시들이 탄생하는 기원전 5천년에서 사산왕조가 멸망하는 7세기에 이르는 기간을 아우른다.
전시품은 문명의 초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채색토기에서 사산왕조의 금속공예품에 이르는 204점의 이란문화재와 경주 적석목곽분에서 출토된 유리잔, 황금보검 등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지역과 교류된 18점의 우리문화재로 구성된다.
기원전 525년 페르시아 아케메네스왕조는 아시리아를 격파하고 오리엔트를 통일했다. 페르시아가 로마제국에 앞서 최초의 세계 제국이 되었다. 페르시아의 영토는 지중해와 이집트로부터 서아시아를 지나 인더스 강 유역에 이르렀다.
페르시아! 말만 들어도 신비스러운 황금의 나라가 연상된다.
이란이란 나라는 얼른 생각하면 전쟁이 잦은 중동의 이스람 나라라고만 생각하지만 이란은 셈족의 나라가 아닌 아리안족의 나라다.
이란이란 이름 자체가 아리안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전시물에서 본 스와스티카 문양이 눈길을 끌었다.
페르시아 아케메네스왕조는 기원전 330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약 200년 동안 세계의 중심이었다.
페르시아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다리우스 1세를 비롯해 아케메네스왕조의 왕들은 정복한 민족의 지역공동체와 종교, 문화를 존중했다.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다리오. 킬레스. 크세르 크세스 란 여러 왕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페르시아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다.
조로아스터교는 선과 빛의 신 아후라마즈다와 악과 어둠의 신 아리만의 대결로 세상을 보았다. 개인의 삶이 발전하려면 선과 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선악 투쟁의 최후는 불이 심판한다. 불의 제단은 그래서 특별한 숭배의 장소이자 페르시아 종교의 중심이었다.
페르시아의 포용정책은 바빌로니아로 쫓겨난 유대인들이 그들의 신전을 세울 수 있게 하였고 이집트인들이 파피루스 위에다 그들의 상형문자를 기록할 수 있게 하였다.
정복지의 문화는 페르세폴리스로 들어와 더 멋진 문화로 다시 피어났다.
불멸의 문화는 헬레니즘의 기원이 되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엔 조공 모습을 표현한 부조를 비롯해 페르시아 왕을 지켰던 친위사수대의 당당한 모습을 표현한 부조,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에서 선과 빛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를 표현한 부조 등 10여 점의 부조가 전시된다.
페르시아의 영광을 잠시 영상으로 관람했다
새해 첫날 페르세폴리스 왕궁입구에 세계 각국에서 온 사신들이 궁전 앞 “만국의 문’ 앞에 줄지어 서서 온갖 진귀한 조공을 바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장면이 나오며 다리우스 1세 는 사신들의 행렬을 바라보는 대왕의 흐뭇한 표정이 나온다.
그 뒤로는 1만 명의 정예병 친위사수대가 당당하게 도열해 있었다.
그 다음 날, 다리우스 1세는 페르시아의 영광을 과시하기 위해 1만5000명의 왕족을 페르세폴리스 궁전으로 초청해 영광의 향연을 베풀었다.
다리우스 1세는 만국의 왕이 되었다.
이란의 페르세폴리스 궁정 터에 가면 ‘만국의 문’이 지금도 당당히 버티고 서 있다고 한다. 주변 민족의 사신들이 조공을 바쳤던 바로 그곳. 페르세폴리스 궁전 건축물의 기둥머리엔 용맹스러운 그리핀(사자의 몸에 독수리의 머리가 달린 신화속의 동물)과 황소 등이 조각되어 있다는데 건물의 기둥과 벽에는 당시 주변 민족들의 조공 행렬 모습,
왕의 친위 사수대의 모습을 새긴 부조가 즐비하다.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페르시아의 예언자 조로아스터를 말함이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가 니체의 철학에 어떻게 영향을 준 것일까.
니체는 왜 조로아스터에 열광한 것일까.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아후라마즈다의 편에 서면 최후의 심판 때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되길 기원했다. 세상과 삶을 선악의 투쟁으로 보고 동시에 인간의 자유 의지와 도덕성을 존중한 것은 인류의 종교적 역할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니체가 조로아스터에 열광한 것은 바로 그 자유 의지 때문이었는가 보다.
페르시아 인의 정신은 오늘도 인간의 의지 속에 살아 있는 것 같다.
전쟁이 잦은 중동 여행이 어려운 우리들로는 참 진귀한 전시를 관람한 것 같다.
이란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어둠이 깃들어 있다.
2008. 4,22 - 2008. 8,31
국립중앙박물관 기획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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