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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에..

잔잔한 시냇가 2008. 9. 3. 06:26

 

 

가을에

슬퍼 마라.


우리 다시 기다림의 시를 쓰자.


가을은 이미 그릇에 넘치고


보아라, 새벽달도 바람에 기우는구나.


정든 사람들 모두 먼 길 떠났으니.


이 거칠고 마른 나이에


그 누가 아니 근심하랴.


꿈이 아님에도 오히려 내 땅에서


낯설고


그러나 허리 굽혀 이삭을 주우며


우리 연가를 부르듯이


기다림의 시를 쓰자.


지금은 비록 아프고 괴롭다 하여도


새 그친 빈 들의 허수아비로


그 어찌 입술만 깨물겠느냐?


슬퍼 마라, 슬퍼 마라.


우리 다시 기다림의 시를 쓰자.

 
Susanne Lundeng - Jeg Ser Deg Sote Lam
 

 


 

 

출처 : 엠마오 가는길
글쓴이 : 소금인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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