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수유를 만나러 가는 길을 매년 달려가고 있는 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구례의 봄을 만나러 갔습니다
구례를 대표하는 봄꽃은 단연 산수유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구례에 들어서면 온통 노란빛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산수유 꽃이 만발해 있고
마을마다 산수유가 에워싸고 있는 풍경을 접하게 된답니다
저는 먼저 산수유 시목(始木)이 있는 계척마을로 향했습니다
산수유 시목이 자라고 있는 마을 계척마을을 거닐면서 담은 풍경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오늘 3월 29일 금요일부터 31일 일요일까지
구례 산수유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마을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노란 산수유 물결 속에 자리한 아담한 마을...
이곳에 산수유 시목이 자라고 있답니다
산동면의 산수유는 천 년 전쯤 중국 산둥성에서 사는
처녀가 구례군 산동면으로 시집오면서 처음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여기에다 구례의 산동면이란 이름도 중국의 산둥성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신빙성이 있다고 합니다.
산수유 시목이 있는 마을은 저 사진 속 길을 따라 올라가면
시목이 서 있습니다
보기에도 거대한 산수유 시목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나무는 늙어 보였습니다
지지대 부축을 받고 힘겹게 가지를 가누고 있는 모습은
마음이 애잔해지더군요
저 한그루의 산수유가 이렇게 구례 산동면을
노랗게 물들였다는 생각을 하니
대단한 번식력과 이곳 산동면을 살리게 된
고마운 산수유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시목 주변으로 공원을 조성해 놓았더군요
산수유 시목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답니다
산동면 계척마을에 가장 먼저 심은 할머니 산수유나무 시조와
달전마을의 할아버지 나무는
이곳에서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시작된 산수유나무는 구례는 물론 전국으로 보급되었답니다.
우리는 산동 처녀들이 입으로 깐 산수유를 먹었다?
산수유 시목지에서 들은 이야기....
지금은 기계화되어서 산수유를 까는데 편리했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는 너무 생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산수유는 수확 후 건조하면서 속의 씨를 발라내야 하는데
주로 여자들이 이로 깨물어서 깠다고 합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인데 턱 아래 그릇을 받치고 산수유 한 알씩 입에 물고
앞니로 까서 그릇에 뱉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럼 전부 입으로 까서 뱉은 걸 우리가 먹었다는 이야기? ㅎㅎ
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했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이 되지 않을 이야기였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어마어마한 양의 산수유를 어떻게 입으로 깠을까?
정말 그 이야기가 맞다고 합니다
이 산동마을 처녀들은 일생을 산수유 까느라 앞니가 다 닳아 보기 흉한 모습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하여 옛날에는 산동 처녀는 전국 어디를 가도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앞니가 망가진 치아만 보면 산동 처녀였다는 ....
이런 숨은 이야기를 산수유를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었을까?
산수유가 몸에 좋고 향기가 좋았던 이유가
혹시 산동 처녀들의 입술에서 나는 향기 때문이 아닐까 싶을 만큼
가슴 아리는 이야기였습니다.
잠시 나는 시목앞에 서서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부디 건강하게 잘 자라서
지금까지 살아온 천 년보다 더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놓았습니다.
시목을 보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아담한 시골마을 ... 돌담이 있는 길을 걸으며
고향 생각도 나고 여유로운 마음이 되어 좋았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파는 물건도 구경하고...
참 정겨움이 있어 좋았습니다.
마을 위로 올라가 보니
작은 저수지가 있더군요
저수지로 향하기 전에 돌담길을 걸어보고
마을을 먼저 둘러보았습니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곳에서 한참 머물러 봄을 만나고
봄바람을 느껴보았습니다.
복잡한 곳을 벗어나 한가롭게 거닐어 보는 산수유가 감싸고 있는 마을 풍경은
정말 예쁜 봄이었습니다.
어느 집 담장 너머로
산수유 꽃과 따스한 햇볕을 쬐며 졸고 있던 닭들....
이곳 계척마을 위에 있던 저수지 풍경에 매료되어
한참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저수지 뚝도 걸어보고
저수지 물에 비치는 풍경은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데칼코마니였습니다.
저수지 둑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저수지 옆에 있는 작은 텃밭에 작은 비닐하우스...
저런 풍경이 왜 그리 정겹고 아름답게 보이던지요...
저수지 둑에서 만난 봄꽃들..
작은 풀꽃도 활짝 피어 예쁘고...
살랑이는 바람결에
가냘프게 떨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햇빛에 반짝이는 저수지 풍경과
작은 파랑이 아름답게 어울리던 풍경...
가슴에 오래 남을 추억이 될 것입니다.
계척마을을 돌아보고
이곳만큼 아름다운 현천마을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현천마을에서 본
또 다른 산수유 풍경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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