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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야생화 사진과" 이 다음에....

잔잔한 시냇가 2006. 10. 22. 22:10
이 다음에...


이 다음에 우리가 만나게 되면
살아왔던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해요



▲ 갯씀바귀

마주 선 서로에 대해서 정녕 무엇인가 말하고 싶으면
"건강해 보인다..."
"옷이 잘 어울린다..."
그런 평범한 이야기로 대신하기로 해요.



▲ 갯완두

그래도 무엇인가 모자라
다른 무엇인가를 이야기 해야 된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서로가 듣지 못하도록
조용하게... 아주 조용하게 말하도록 해요



▲ 물양귀비

이다음에 우리가 만나게 되면
썩 어울리진 않더라도
서로를 보며 웃어 보기로 해요.



 ▲ 바위떡풀
까닭없이 웃는다며 서로를 손가락질 하더라도
절대로...
눈물은 보이지 않기로 해요.



▲ 붉노랑상사화

너무 세월이 지나 서로가 보기 싫게 변하더라도
"왜 그렇게 변했느냐..."
"추해져서 몰라 보겠다..."
그런 말은 삼가도록 해요.



▲ 뻐꾹나리

만약 우리 중 누군가 상대의 얼굴을 잊어
못본 척 지나치더라도
남은 한사람음 꼭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 주기로 해요.



▲ 솔체꽃

그러다 어쩌다 둘 다 서로를 잊어
그렇게 다시 만나 누구인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날이 오게 되어도
지난 사랑을 후회하지 않기로 해요.



▲ 층꽃나무

우리의 사랑이 너무 엷다 책망하지 말고
바쁜 일상에 잠시...
아주 잠시 기억을 놓은 것 뿐이라고
그렇게 각자의 마음을 위로하기로 해요.



▲ 금강초롱

이 다음에 우리가 만나게 되면 자신있는 얼굴로
행복하다...
서로를 떠나도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로 해요.



▲ 금강초롱
그리고
외로웠던 시절  아픈 기억에 대하여
다 용서했다고...
다 잊었노라고...
고개를 끄덕여 주기로 해요.



▲ 물매화

어쩌다 그날 둘 중의 한 사람의 곁이 여전히 텅 비어
지난 사랑만을 생각하며 쓸쓸히 살아가고 있다면
그 허전한 곁에 잠시...
아주 잠시라도... 함께 서 주기로 해요.





출처 : 시골로 간 꼬마
글쓴이 : 이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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