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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충무로 라이벌] 전도연 영화 vs 심은하 영화

잔잔한 시냇가 2007. 4. 13. 11:14

90년대 신(新) 트로이카 중 전도연과 심은하는 가장 도드라진 충무로의 여배우들이었다. 그녀들은 티켓파워나 연기력 면에서 동급 최강이었고 멜로 열풍을 통해 충무로를 리드할 줄 아는 법을 알고 있었다. 이제 한명은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충무로의 여왕' 으로, 한명은 은퇴와 함께 평범한 주부로 돌아간 '은막의 전설' 로 엇갈린 배우인생을 살고 있지만 여지껏 관객들은 이 두명의 영화를 잊지 못한다.

 

이 글은 90년대 충무로에서 가장 도드라진 활동을 보이면서 화려한 배우생활을 지속했던 전도연과 심은하의 작품을 살펴 봄으로써 그들의 배우생활을 돌아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접속☆

 

'충무로의 여왕' 전도연의 첫 데뷔작이다. 채팅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청춘 남녀의 잔잔한 사랑을 덤덤하게 그려냈던 <접속> 은 한국 영화의 '멜로 열풍' 을 불러 일으키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97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네티즌 초이스상, 97년 대종상 작품상, 신인감독상, 조명상, 편집상, 각색상, 신인여우상, 97년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97년 청룡영화제 최고흥행상, 신인여우상 수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어 97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기록 되기도.

 

 

특히 브라운관에서 도드라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전도연은 <접속> 의 성공과 함께 충무로에서 기반을 닦을 수 있었고 향후 10년간 이어지는 배우 생활의 끝없는 성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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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

 

사실 이 영화는 한석규의 '전성시대' 시기에 탄생한 멜로물이다. <접속> 으로 멜로 열풍을 불러 일으킨 한석규가 또 한번 도전한 멜로 영화였기 때문에 평단과 관객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오히려 뚜껑을 열어보니 <8월의 크리스마스> 의 최대 수혜자는 배우 심은하였다. 이 영화 한편으로 '얼굴만 이뻤지 연기는 개판이다' 라는 항간의 비난을 잠식시키고 단박에 '충무로의 신데렐라' 로 떠오른 심은하는 은퇴한 지금까지도 충무로를 좌지우지 하는 파워를 소유하게 됐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성경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아찌아빠><본투킬> 의 뼈아픈 실패가 <8월의 크리스마스> 의 대성공을 이끌어 낸 원동력이 아니었을지.

 

 

 

☆약속☆

 

<접속>의 전도연과 <편지>의 박신양이 만났다. 충무로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라는 감탄을 들을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 파워를 과시한 <약속> 은 두 배우의 든든한 저력 아래 <접속>-<편지> 를 잇는 또 하나의 성공적인 멜로 영화로 거듭났다.

 

 

병원 여의사와 깡패의 눈물 겨운 사랑이야기라는 전형적인 멜로 형식이 걸출한 두 배우의 개성과 열정에 휩싸여 식상하지 않게 다가온데다가 만고불변의 흥행요소를 곳곳에 지니고 있어 "흥행할 수 밖에는 없었던"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접속> 으로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던 전도연은 <약속> 의 연속 히트로 인해 그 티켓파워를 확실히 증명해 보였고 '멜로의 여왕' 이라는 극찬을 듣기도.

 

 

 

★미술관 옆 동물원★

 

심은하가 <8월의 크리스마스> 에 이어 연타석 홈런으로 터뜨린 대박작이다. 남자 못지 않게 털털하고 덜렁거리는 심은하의 모습은 '청순미인' 이라는 그녀의 이미지를 깨트리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한국 영화의 멜로 열풍을 주도했던 영화였지만 다른 영화들처럼 '신파조' 가 아니라 청춘 남녀의 가슴 떨린 사랑과 설마설마 하는 심리게임이 주가 되어 진정한 '젊은이들의 사랑' 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물론 이 중심에 심은하 라는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있었음은 말 안해도 자명한 일. 심은하는 <미술관 옆 동물원> 의 호연으로 청룡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최고의 배우임을 만방에 떨쳐 보였다.

 

 

 

☆내 마음의 풍금☆

 

전도연의 연기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꼭 봐야 할 두 작품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내 마음의 풍금> 이다.

 

 

순수한 산골처녀의 사랑....그것을 전도연은 너무나도 귀엽게, 천연덕스럽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비록 흥행결과는 전도연의 전작에 못 미쳤다고 하지만 배우 전도연의 위상은 그 이전보다 2배, 3배 더욱 빛나게 되질 않았던가.

 

 

가히 '전도연의 원맨쇼' 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전도연 최고의 영화", "전도연이 보여준 최상의 연기", "충무로는 전도연의 어깨 위에 앉았다" 라는 극찬을 이끌어 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전도연은 청룡상, 대종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으로 이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심은하의 위상을 전도연이 <내 마음의 풍금> 으로 앞질렀다고 하면 맞을까.

 

 

 

★청춘의 덫★

 

지금의 심은하를 만들었던 수작 중의 수작. "당신 부숴버릴거야", "신은 죽었어. 복수는 내가 해." 등의 주옥같은 대사의 홍수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청춘의 덫> 은 김수현 특유의 독설과 심은하의 연기열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한국 방송사에 길이 남는 작품으로 굳건히 자리했다.

 

 

특히 심은하는 김수현 표 대사를 자기식으로 소화해 내 평단의 놀라움을 자아냈고 대본 연습 중에도 유일하게 김수현의 '태클' 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번 그 천재성을 확인시켜줬다.

 

 

심은하가 <청춘의 덫> 에서 보여줬던 연기야 말로 얼마나 대단했던 것이었는가. 그것은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매혹과 고혹의 극치였고 평론가 변희재의 말에 따르면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연기' 였다. <청춘의 덫> 이 있었기에 지금의 심은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해피엔드☆

 

<내 마음의 풍금>으로 순수한 산골소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던 전도연이 파격적으로 돌아와 충격을 던져준 작품이다. 영화 시작부분에서 전도연과 주진모의 격렬한 섹스신 때문에 일부 정신나간 사람들에게 '에로 영화' 취급을 당하기도 했는데 이건 그야말로 인격과 정신상태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 세상 어떤 에로영화에 최민식, 전도연 같은 거물급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맛 볼수 있단 말인가. <해피엔드> 에서 중요한 것은 전도연의 섹스신이 아니라 불륜을 저지르는 한 여성의 죄책감과 어쩔수 없는 사랑의 몸부림을 지독히도 선명히 느낄수 있다는 것에 있다.

 

 

 

★텔미썸딩★

 

<쉬리>로 이름값이 오를대로 오른 한석규와 <청춘의 덫>으로 이름값이 오를대로 오른 심은하가 출연해 화제가 됐었던 작품이다. 중간중간의 감정의 군더더기를 제하고 치밀한 심리묘사로 끝까지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던 <텔미 썸딩> 은 마지막의 반전으로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며 좋은 흥행성적을 거뒀다.

 

 

이 영화로 인해 한석규와 심은하의 이름값이 더더욱 올라갔다는 사실은 말 하지 않아도 자명한 일. 그야말로 '스타 파워' 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후담이지만 <텔미 썸딩>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공수창 감독인데 공수창 감독은 2004년 <알포인트>라는 새로운 심리 공포물을 들고 나와 평단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심은하는 <청춘의 덫>과 <텔미 썸딩> 이 동시에 빅히트 하면서 "심은하의 치맛속에 충무로가 들어갔다" 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돌기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피엔드> 에서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충격을 줬던 전도연이 <접속><약속> 풍의 멜로 영화로 다시 복귀한 작품이다. 그야말로 잔잔하고, 평범했던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도연의 연기는 빛을 발했고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흥행불패' 를 기록하고 있던 전도연의 기록행진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 태클을 걸면서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었고 충무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흥행 실패' 라는 성적표를 얻기도.

 

 

이 후, 몇 년간 이어지는 전도연의 흥행 슬럼프는 바로 이 영화를 통해서 시작을 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인터뷰★

 

심은하의 은퇴작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로 시작해 <청춘의 덫><텔미썸딩> 에 이르는 놀라운 발전성과 천재적인 자기관리로 '충무로의 신데렐라' 에서 '미디어의 여신' 으로 군림했던 심은하는 <인터뷰> 라는 영화를 마지막으로 험난했던 연기 생활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었다.

 

 

전도연, 이미연, 고소영 등과 함께 멜로 열풍을 주도했고 충무로를 움직일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여배우 중 하나였던 심은하의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목 받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어찌되었건 당대 최고의 여배우 심은하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한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피도 눈물도 없이☆

 

전도연 스스로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 평할 정도로 확실한 변신을 했던 작품이다. 스타감독 류승완, 연기파 이혜영이 전도연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음은 거론치 않아도 유명한 일.

 

 

영화 시사회 직후, "전도연의 변신이 가히 놀라웠다", "연기파 이혜영과 전도연의 환상적인 조합", "두 여자의 파워가 관객을 압도한다" 는 등의 찬사가 쏟아졌을 정도.

 

 

그러나 의외로 흥행면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또 한번 전도연에게 '흥행 실패' 의 뼈 아픔을 가져다 줬고 "심은하-전도연의 투톱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어쩌면 <접속><약속><내마음의 풍금><해피엔드> 등 전작들의 놀라운 흥행성적이 전도연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전도연의 충무로 인생 중 가장 험난했던 흥행 슬럼프가 아니었나 싶다.

 

 

 

☆별을 쏘다☆

 

잇따른 흥행실패로 주춤해 있던 전도연이 대중성의 회복을 위해 선택한 브라운관 컴백작이다. 그 이전에도 강수연, 이미연, 김혜수 등 스크린 톱 스타들이 브라운관으로 컴백해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전도연의 이러한 행보는 어느정도 예상 되었던 일.

 

 

<별을 쏘다> 는 sbs 드라마 답게 극단의 선악구조와 출생의 비밀 등 트렌디 드라마의 흥행요소를 섞어 놓았던 작품이었지만 다행히 전도연-조인성 커플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고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도연이 <별을 쏘다> 의 성공으로 마음 편하게 충무로로 돌아갈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별을 쏘다> 로 대중성 회복에 성공한 전도연이 다시 충무로로 돌아와 쏘아 올린 대 히트작이다. <정사> 의 이미숙과 브라운관 톱스타 배용준의 합류로 이미 개봉 전 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고.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의 대단한 성공은 전도연의 자존심을 한껏 치켜 세우며 "흥행배우" 라는 딱지를 돌려주었지만 오히려 작품 면에서는 이미숙과 배용준의 그늘에 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한류열풍으로 최고점에 다달았던 배용준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었으므로 홍보 때 부터 '배용준의 영화' 라는 이미지가 강했던데다가 전도연의 정절녀 캐릭터 보다는 이미숙의 섹시한 요부 역할이 훨씬 강한 색채를 띠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도연은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에서 보여준 호연에도 불구하고 예전만큼의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인어공주☆

 

전도연 연기의 진수를 보고 싶다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두개 중 하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나는 <내 마음의 풍금> 이고 하나는 바로 <인어공주> 다. '전도연이 보여 줄수 있는 최상의 연기' '전도연 연기의 종합판' 이라는 평단의 극찬처럼 <인어공주> 에서의 전도연은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최상급의 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는 했지만 '평론가가 뽑은 올해 가장 과소평가 된 영화' '평론가가 뽑은 올해 가장 과소평가 된 배우-전도연' '평론가가 뽑은 가장 뛰어난 배우-전도연' 등 작품과 연기면에서는 전작을 뛰어넘는 성적을 지녀 "역시 전도연이다!" 라는 소리를 듣기도.

 

 

개인적으로 <스캔들> 에서 보여줬던 미약한 존재감을 한방에 타파하고 '전도연' 만의 색깔을 완벽하게 보여준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너는 내 운명☆

 

멜로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대 기록을 세운 전도연의 히트작이다. 황정민-전도연 이라는 최강 콤비에 '에이즈에 걸린 여성' 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미한 <너는 내 운명> 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눈물샘을 쏙 빼 놓으며 한국 멜로 영화의 흥행역사를 다시 썼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사랑에 울었고, 가슴 아려했고, 결국은 끝나지 않았던 그들의 사랑에 또 한번 눈물 흘렸다. 전도연 영화 중에 정말 재밌게 봤던 <내 마음의 풍금>과 <인어공주> 를 능가하는 감동이었다고나 할까.

 

 

(잠깐, 삼천포로 빠지자면 황정민 이라는 배우. 그렇게 대단한 배우인 줄 처음 알았다!)

 

 

 

☆프라하의 연인☆

 

영화 <너는 내 운명> 개봉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도연이 선택한 전도연의 브라운관 컴백작이다. <파리의 연인> 의 김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고 배우 김주혁이 파트너로 나와 방영 전 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고.

 

이 작품은 출연진의 화려함과 빵빵한 제작진 덕분인지 첫 회부터 20% 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영 2주만에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화제를 모았다. 결국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전도연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전도연과 심은하

 

 

☆전도연☆

 

전도연은 현존하는 충무로 최고의 여배우다. 3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티켓파워와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충무로의 여왕' 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녀는 날 때부터 '배우' 는 아니었다. 그러나 브라운관 시절 보여줬던 미약했던 존재감에 비해 충무로 진출 이후 그녀의 행보는 놀라울 정도로 화려했고, 그 화려함 못지 않게 피나는 열정으로, 지칠줄 모르는 변신으로 관객들을 만족 시켜왔다.

 

바로 이것이 그녀의 영화가 주춤할 때나, 대 히트할 때나 '전도연' 이라는 배우의 명성이 항상 최강이었던 이유이고, 갓 나온 신인들이 닮고 싶은 배우로 항상 그를 꼽는 이유이다.

 

영화배우 인생 10년의 세월 동안 한국 영화사를 항상 새로이 썼던 여배우.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여배우. 그리고 아직도 그릴 것이 많은 하얀 도화지 같은 여배우, 전도연.

 

그녀는 끝까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고독의 아름다움을 지켜낼수 있을까. 문득 그녀의 10년 뒤가 기다려진다.

 

 

 

★심은하★

 

내가 생각하는 심은하는 '천재적인 배우' 였다. <마지막 승부> 부터 <청춘의 덫> 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보여줬던 놀라운 발전성과 배우로서의 혁신은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고혹의 극치였다.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한 티켓파워와 흥행력을 자랑하고 있는 그녀는 결혼 발표라는 사실상 완전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심은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 와 <미술관 옆 동물원> 두편의 영화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자신의 자본독립적인 세계를 갖고 타인에 의해 파괴되거나 변형되지 않는 일종의 자족적인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영화에서 순수한 여성이 타락하거나 유혹당하는 등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경향이 있지만, 위의 영화의 역할들을 통해 그녀는 기존의 순수 이미지를 벗어나면서도 깨끗하게 남을 수 있었다. 순수의 이미지를 구현하거나 이전에 사용된 방식으로 자신을 종속시키기 보다 자신이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열정과 고뇌를 지녔던 배우. 충무로의 신데렐라, 미디어의 여신으로 한 시대의 중심을 관통했던 배우, 심은하.

 

이제 완전히 연예계를 떠난 그의 미래에 축복이 깃들길 바라며 영원한 '은막의 전설' 로 그 명성에 흠집이 나지 않기를 기도한다.

 

출처 : ♤끄적끄적 이야기♤
글쓴이 : 승복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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