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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크라이 마미

잔잔한 시냇가 2012. 11. 29. 05:35

 

 

[맛있는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옴 몸이 저릿하다.

평일 조조에, 그것도 개봉작, 그리고 블록버스터나 요즘 인기 있는 청춘 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토록 많은 관객이 자리를 잡는 것을 처음 봤습니다. 극장에 들어가기가 무습게 절반가량 찬 관객들. [돈 크라이 마미]는 개인적으로 볼까 말까를 굉장히 많이 망설였습니다. 재미가 있고, 없고, 그런 것을 떠나서 이런 영화를 보고 감당을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보나마나 너무나도 슬플 것이 뻔한 영화니까. [돈 크라이 마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입니다. 다소 작위적이고 조금 감정을 과하게 다루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더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가 굉장히 큽니다. 성폭행을 하더라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무죄를 받는 현실. 이 끔찍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영화니까요. 사실 보는 것으로도 그리 유쾌한 영화는 아닙니다. 보면 볼수록 화가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끔찍한 현실인지. 그 사실을 알 수가 없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돈 크라이 마미]는 관객들의 분노를 최대한 이끄는 방법을 택하는데,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서 더 불편하기도 합니다.


돈 크라이 마미 (2012)

Don't Cry, Mommy
7.9
감독
김용한
출연
유선, 남보라, 유오성, 동호, 권현상
정보
드라마 | 한국 | 91 분 | 2012-11-22
글쓴이 평점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비해서 영화의 내용은 살짝 허술한 편입니다. 일단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 모호한데다가 복수를 하는 방법도 통쾌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성폭행 당한 딸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을 때. 누군가를 너무나도 아프게 하고 큰 상처를 준 이를 제대로 위로를 하지 못했을 때. 결국 피해자의 가족이 나선다는 것은 사실 그 동안 너무나도 많이 보던 설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이 관객들에게 먹혔던 이유는 제대로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것을 통쾌하게 해결을 한다는 점이죠. 아무리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아무리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도. 결국 개인이, 그리고 가족이 완벽한 복수를 하기에 어느 정도 그 불합리한 상황을 넘길 수 있는 거죠. 물론 [돈 크라이 마미]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간단합니다.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 관객들이 대신 분노하고, 대신 나서라는 거죠. 물론 이 말이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우리의 여동생이, 누나가, 가족이, 아픈 이웃이 이런 일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그 동안 너무나도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판사들의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죠. 우리는 이 판결 자체를 다시 바꾸어야 하고, 다시는 그런 판결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돈 크라이 마미]는 우리가 행동을 하기 바라는 영화입니다.

유선김윤진과 비슷한 느낌의 어머니 역할이면서, 또 다른 연약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부족하기만 한 역할을 맡은 것인지. 일단 캐릭터 자체가 그다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만일 제 딸이 성폭행을 당한 거라면 저는 절대로 단 한 순간도 그 아이를 혼자 두지 않을 겁니다. ‘유림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계속 합니다. 남편에게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으라고 하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남편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 물론 이혼을 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게다가 혼자의 몸으로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지만 성인 남성과 맞먹는 고등학생 남학생들을 만나러 간다는 것들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웃사람]김윤진처럼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위협에 들어가서 또 다른 위협으로 들어가던지 해야 하는데, ‘유선은 그저 자신을 불 속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만들어 버립니다. 게다가 복수를 하는 과정도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조금 더 당당하게 복수를 하거나, 복수를 하면서 그것이 정말 딸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보여야 하는데 이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강인하게 외치면서 그들을 만나러 가는 것과 다르게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현실 속의 영화에서 그녀의 행동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일단 딸과 함께 공포에 떨면서 그녀를 안아주어야 할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캐릭터가 아쉽습니다.

남보라는 다시 한 번 아픈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울링]에서도 슬픈 역할을 맡았던 그녀의 성폭행 피해자 연기는 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 역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자신이 다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허나,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 생긴 이후라면 당연히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과 함께 행동을 해야 옳은 것이 아닌가요? 자신 혼자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면서도 왜 이렇게 행동을 하는 건지. 하지만 이 역할이 우리에게 의미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폭행을 당하고 나면 피해자에게도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그들에게 갔기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고, 결국에는 같이 어울리는 그들 역시 문제라는 인식인 거죠. 아무튼 하는 행동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안 들지만, 상처를 입은 소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합니다. 특히나 [하울링]에 비해서 연기가 압도적으로 늘었군요. 성폭행을 당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감당하고 벗어나려고 하지만 결국 날개가 꺾이는 슬픈 소녀입니다.

동호는 연기를 너무 못합니다. 영화의 맥이 끊기더군요. 사가 어려우면 그냥 예능에서의 톤 그대로 해도 될 텐데, 굉장히 어색합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소년의 모습은 잘 그립니다. 그러나 공포에 두려움을 느끼는 그 순간이나 뭔가 조금 더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 부분에서는 그 매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습니다. 권현상은 이제 더 이상 임권택감독의 아들이 아니라 그 자체로 배우의 느낌입니다. 건방지면서 관객의 분노를 자아내니까요. 어쩌면 이렇게 못된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요? 물론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이상민역시 강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나 유선이 첫 단죄를 시작하는 상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리고 믿지 않는 한 소년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오성은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나타냅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되지만 내 딸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실에만 감사하는. 뭔가 아픈 현실이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주변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두려워하고 있으니까요. 그들에게 뭔가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어떻게 해서든 그들과 맞서려고 하지 않는. 그런 현실 그 자체를 그리고 있습니다.

보면서 너무나도 불편한 영화입니다. 다만 영화의 허술함이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합니다. [돈 크라이 마미]는 소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러지 않습니다. 뭔가 더 많은 것을 설명을 하려고 하다 보니, 부족합니다. 오히려 영화의 임팩트는 영화가 끝이 나고 감독이 넣은 자막에 있습니다. 실제 성폭행이 일어난 것, 그리고 그들의 처벌에 대한 이야기죠. 더 이상 청소년 보호법은 필요없는 시대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보호를 해야 하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이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지르더라도 그 누구도 자신들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기 때문이죠. []가 가해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영화라면, [돈 크라이 마미]의 경우 피해자의 입장이기에 조금 더 절실하게 무언가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에 비해서 그 강도가 적은 느낌입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잘 다듬었더라면 훨씬 더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돈 크라이 마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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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다음 라이프 온 어워즈 영화 부분 Top 2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복수를 결심할 때

복수를 실행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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