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도 초반 내가 중학생이던때 지금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란게 있었다.
그때 ABBA란 신예그룹이 [워털루]란 곡을 들고나와 그랑프리를 거머쥐는 것을 TV로 지켜보고 있었다.
[ 나폴레옹의 패배가 운명이 되었던 워털루 전장터처럼
나는 당신에게 패배했고
이제 헤어나지 못하겠고
워털루처럼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는 내용의 노래였다]
미군부대 옆에 살아서 인지 중학생인데도 불구하고 가사가 귀에 쏙쏙 동시통역으로 들어왔다.
얼마후 ABBA의 인기가 불같이 일어나더니 [ABBA]란 영화가 극장에 들어왔다.
스웬덴의 한 호수가에 조그만 통나무 집을 짓고 그곳에서 곡을 만드는 ABBA 멤버들의 모습...
그리고 만든곡을 들고나가 세계를 휘젓고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또 통나무 집으로 돌아와 곡을 쓰는 그들의 모습이 나에게 강하게 각인되었다.
"아~~저런 생활을 해 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를 돌아다니다 실증나면 돌아와 쉬고
또 지루하면 곡 만들어서 기어 나가고...."
어린 나의 눈에 운무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 스웨덴 통나무집이 천국같아 보였다.
특히 영화에서 키보드를 맡은 털보 베니 앤더슨의 건반을 자유자재로 두드리는 손놀림에
완전히 매료되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총각때 저녁에 예배당에 갔더니 마침 아무도 없어
피아노에 앉아 [요단강 건너]를 두드리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한 처녀가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섰다.
직장을 마치고 집에가는 길에 그곳에 들러 좋은 왕자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내려가곤 했나보다.
"어머??? 피아노도 칠줄아세요??"
지금 나의 옆에 대자로 누워 얼굴 긁고 배 긁고 자고있는 여편네가 그 처녀다.
지금은 [ABBA]란 영화를 본게 몹씨 후회가 된다.
ABBA의 곡이 30몇갠가가 나오는 뮤지컬 [맘마미아] 티켓을 구해
누구에게 로비를 할 일이 있어 공연이 열리고 있는 샤롯데씨어터 로비로 갔다.
500회 공연이라고 자랑하고 있었다.
티켓 달라고 핸펀을 때렸다.
안받는다 ㅠ.ㅠ
키가 쪼끄만 여자가 결혼식을 앞두고 엄마의 일기에 적힌 세명의 남자중 한명이 친부일거라 판단하고
엄마와 자신이 경영하는 바닷가 팬션으로 세넘을 몽땅 초대하면서 뒤죽박죽이 되는
이야기가 아바의 음악과 어우러져 재미를 더하는 일종의 코믹 뮤지컬이다.
핸펀을 또 때렸다
여전히 안 받는다 ㅠ.ㅠ
공연장을 나와
시어터 앞에 있는 노천카페에 앉았다.
그리고는 왜 그때 [ABBA]란 영화를 보고 예배당에서 피아노를 쳤는지
다시한번 후회하며 무릎을 쥐어 뜯었다.
뮤지컬 [맘마미아] 대사중에 딱 두가지 쌍욕이 나온다.
"이런 개!!!나리....이런 씹!!!쎈치...."
그룹 아바는 어린시절 나에게 꿈을 주기도 했지만
대자로 누워있는 옆을 보면 후회를 가지게도 한다.
"아바!! 이런 개!!!나리...이런 씹!!!센치"
이전에 TV에서 뭔 격투기를 중계를 보는데 쌍욕이 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5월 14일까지가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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