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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 자락을 오르면서

잔잔한 시냇가 2006. 8. 19. 13:28

     입추절기에 조계산 산자락에서 

 

작은 눈을 열어 하늘을 향해 올려다 보니

감사의 물결이 내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가벼운 발걸음은 마음에서는 뜀박질을 한다

 

논배미마다 아니 온 들판을 꽉 채운 벼들이

무룩이 패오르는 정경은 심신을 사로잡는다  

 

뉘라서 저들이 오늘 저리 되도록 만들었는가

그런데 창조주께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휴대폰을 열어서 가깝게 또 배경넣고 찍었다.

 

조금 더 오르니 더욱 감격을 솟구치게 하는데

제비들이 전깃줄에 앉아서 조잘대며 노니는데

요사이 이런 광경을 어디서 쉽게 볼 수 있던가

 

논과 밭들을 채우고 생명의 물결을 일으키던

밀 보리와 함께 종달새는 봄날의 내 친구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공중 높이 떠서 구성지게 불러대던

종달새의 노래소리를 어디서 들을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논흙을 물어다가 처마밑에 아담한 집을 짓고

새끼를 까서 기르는 제비도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저놈 들이 한 군데에서는 십여 마리가 앉았고

또 한군데에서는 이 삼십 마리가 모여서 조잘대는데

내게서 감탄이 쏟질 수 밖에 없어 휴대폰으로 찍었다

 

천자암 아래 봉연정 정자나무 아래서 쉬고 있을 때

같이 쉬시던 할머니는 더위 무릅쓰고 따오신 좀피를

듬뿍 집어서 또 한 번 집어서 비니루에 싸 주신다

 

전혀 모른 할머니가 내 준 이웃사랑이 가슴 진동한다

내 나이 이순에 접어 들었으나 힘이 남아 있는대로

선한 마음으로 존경하면서 만날때는 대접해드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