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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선물

잔잔한 시냇가 2006. 12. 18. 19:59

이번 가을학기 새소식반이 
성황리에 마치고 방학에 들어갔다
지난 한주간은 덕분에 매우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마지막 날은 파티라는 명목으로 
아이들과 햄버거 치킨 음료등을 놓고 먹으며 
한 학기동안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또한 석달동안 매주 빠지지 않고 나온 
아이들의 수고를 치하하기 위해 
개근상 정근상으로 선물을 준비해서 
자축하는 시간을 갖기때문에 
그 준비로 다른날보다 분주하다
다른 선생님들이 바쁜 관계로 일주일 내내 혼자서 
선물 사서 포장하랴~
음식 맞추랴~(한 90여명 분량)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드뎌 토욜에 부랴부랴~ 교회로 갔다
마악~ 들어서니 한 이십 여명의 아이들이 
미리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일제히 선생니임~~~~~하고는 
모두 달려들어 품에 안겨 대롱대롱 매달린다
그리고는 모두들 입을 모아 참새처럼 지저귀기 시작한다
서로 자기말부터 들어주고 
자기질문부터 대답해 달라고 
나를 잡아 흔들고 난리가 났다 (에고~ 정신빠져^^;;)
이렇게 한바탕 요란스런 인사를 거치고 나서 
마악~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하려는데
아이들 때문에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한옆에 뻘쭘히 서있던 예진이가 
몸을 비비꼬며 아이들이 잠시 물러간 틈을 타 
내게로 다가오며 수줍게 말을 건넨다
예진이는 평소에 과묵하고 감정표현을 잘 안하며
학습수준도 좀 낮은 편인 여섯살짜리 꼬마다
예진 :"저...선생님..."
나   : 어~ 예진아 왜그래?
예진 : "저...이거...
나   : 뭔데?
그러자 옆에 같이 있던 
예진이 언니 유진이가 얼른 끼어들어 말한다
유진 :" 그거요~ 선생님 선물이래요"
       예진이가 선생님 주려고 가져왔어요~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나를 처다보면서 
손을 뒤로하고 몸을 비비꼬면서 있던게 생각났다
예진이가 내민 작은 손엔 
빨간색 작은 조화 꽃다발이 들려있다
나 : 어머어머 예진아 이거 나 주는거니?
예진 :(아주 수줍게 몸을 비비꼬면서...)"네~
난 그만 감격해서 
나 : "오~ 예진아 너무너무 고마워~
라고 말하자 예진이는 그래도 무언가 미진한듯 
계속 머뭇거리며 내 눈치를 본다
내가 다시 고맙다고 말하자 
예진이가 용기를 내어 하는 말...
유진 : "저....근데요~ 선생님..
       그거...진짜꽃이 아니거든요....
난 예진이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나  : "으응~ 알고있어~ 
      괜찮아 조화 꽃이면 어때 고마워~ 아~ 되게 이쁘다 ^^
그러자 예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한발짝 다가와 되묻는다
예진 : "정말요? 이뻐요? 
       그거 진짜꽃 아닌데 정말 괜찮아요?
나  : 그래~ 이뻐 괜찮아~ 선물줘서 너무 고마워~
하고 말하며 예진이을 안아주었다
그때서야 예진이의 얼굴이 활짝 개인다
그때 저쪽에서 희웅이가 달려와서 
대뜸 손을 쑥~ 내밀며 하는 말..
희웅 : "선생님~ 그 꽃 나 줘요~
나   : 뭐?
희웅 : 그 꽃 나 달라구요~
나   : 잉?  왜?
희웅 : 그냥요~ 
(욘석봐라? 아주 당당하네?)
이때 예진이는 옆에서 
걱정스레 내눈치를 보며 지켜보고있다
나 : (단호하게..)-,-..안돼!
희웅 : 왜요?
단숨에 거절당한 희웅이가 매우 억울한가부다
나 : 선생님 선물 받은거거든~
희웅: 그래도 줘요
나 : 왜?
희웅 : 내가 갖구 싶으니까요~
나 : 욘석! 너 선생님한테 맡겨놨어? 
     그것도 아나믄서 우째 선생님 선물받은걸 달라고 하는겨? 
희웅 : 그래두 줘요~ 빨랑~
나   : 너 선생님 한테 선물 줘봤어?
희웅 : 아니요~
나  : 그럼 너도 선생님한테 선물줘~ 빨랑~
불쑥 희웅이에게 손을 내밀며 
되려 선물을 달라고 떼를 쓰자 희웅이가 당황한다^^
희웅 : 없는..데요?
그게 재밌어 나는 계속 떼를 쓴다 
나 : 우씨 뭐여~~~ 선생님 선물도 안주면서 
     선생님 선물 받은걸 달라는겨 시방?
     너 선생님 선물 얼른 안 내놔?
그러자 희웅이는 멋적은지 
휭~허니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뛰어가 자리를 피한다^^
옆에서 계속 지켜보던 예진이도 
안심을 했는지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것을 지켜보던 다른 선생님이 말을 건넨다
"치~ 재들이 나는 뵈지도 않는가부네  쩝;;
 잉? ...에구~ 그런가 히히^^;;
민망해진 내가 웃고 넘어가려하자 이어지는 말,
 에구~ 그거봐요~
이런데도 그만두겠다구요?
재들은 어쩌구요?"
못 그만둬요~
암말도 말구 그냥 하셔야해요^^
"긍께...말여....."
할말 없는 내가 되어버렸다..
내기도와 내 고민과 내마음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이렇게 아이들을 통해 말씀하시는구나 싶다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예진이가 준 꽃을 들고는 요리조리 드려다보며 
한참을 혼자서 실실 웃었다
무언가 주고 싶지만 마땅히 줄것이 없어
집에 있는 조화 꽃다발을 들고와 내밀던 
작은 손이 귀엽고 그 마음이 기특하고 이쁘기도 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아 웃었고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때가 타고 너무나 촌시러븐 꽃다발, 
그러나 너무 소중한 마음이 담겨있기에  
차마 함부로 버릴수는 없고 어디다 놓을까? 
행복한 고민하느라 웃었고...^^
그렇게 난 작은 꽃다발을 손에 들고 
드려다보며 한참을 행복하게 웃었다ㅎㅎㅎㅎ~
 
출처 : 솟아올라라 기쁨의 샘물♪
글쓴이 : 기쁨의 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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